
안기홍 HLB테라퓨틱스 대표는 지난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각 및 안과 연구 학회(ARVO)에서 만난 글로벌 빅파마의 사업개발 최고책임자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을 당시 그간의 노력이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안 대표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는 저희 쪽에 먼저 접촉해 '톱라인 결과가 나오면 가장 먼저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고, 과거 냉담했던 경쟁사 '돔페'도 최근 태도를 바꿔 미팅을 제안했다"며 6월 공개될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RGN-259는 '티모신 베타-4'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NK 치료제다. 인체 내 자연 물질이기 때문에 면역 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고, 장기간 복용해도 축적되지 않는다. RGN-259는 현재 유럽에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의 데이터 수집을 완료하고, 분석을 위한 데이터 동결(Data Freeze) 단계에 있다. 6월 중 톱라인(top-line)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NK는 각막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돼 눈이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하면 각막 궤양이나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에서만 6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으며, 시장은 2032년까지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NK 치료제로 승인된 약은 이탈리아 제약사 돔페의 '옥서베이트'가 유일하다. 하지만 옥서베이트는 냉동 보관과 하루 6회 이상 멸균 스포이드 점안이 필요해 복용이 매우 번거롭고, 1인당 약값도 연 11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에 달한다.
그는 "옥서베이트는 실제 미국 내 8000명 정도만 치료받고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낮다"며 "반면 RGN-259는 냉장 보관만으로 충분하고, 인공눈물처럼 하루 5회 간단히 사용할 수 있으며 치료 기간도 4주로 짧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인 만큼 복약 편의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RGN-259는 허가만 받으면 3년 내로 옥서베이트를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LB테라퓨틱스는 RGN-259를 시작으로 TB4 기반 파이프라인을 다른 희귀 안질환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적응증으로 각막 윤부 줄기세포 결핍(LSCD)과 황반변성이 꼽힌다.
안 대표는 "LSCD는 줄기세포 손상으로 각막에 결막 세포가 침투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으로 이어지는 희귀 질환"이라며 "LSCD 동물실험을 오는 8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기술이전 협상 시 선급금(upfront fee)을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령화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황반변성 치료 역시 기존 주사제 방식에서 벗어나 점안제 방식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현재 승인된 치료제들은 대부분 눈 안쪽에 직접 주사기로 약물을 투입해야 하는 방식이라 환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큰 상황이다.
안 대표는 "황반변성 치료제를 점안제 형식으로 도전해 보려 한다"며 "HLB테라퓨틱스는 안과질환에 대해 글로벌 3상을 몇번씩이나 해본 경험이 있는, 안과 질환 임상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집단으로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67년생 △한국외대 국제무역 학사 △와세다대학교 국제무역 석사 △장기신용은행 중앙지점 대리 △주식회사 넥스텔 CFO △주식회사 이랜드월드 재무 전략본부 본부장 △약진통상 주식회사 전무이사 및 COO △ HLB 주식회사 부사장 △ HLB테라퓨틱스 주식회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