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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선 막판 역전, 보수 나브로츠키 당선, 한국 방산 수출 변수
2025년 6월 2일, 폴란드 국가선거위원회는 보수 성향의 카롤 나브로츠키가 6월 1일 실시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나브로츠키는 1,060만6,628표(50.89%)를 획득해, 라파우 트르차스코프스키(Rafał Trzaskowski) 후보를 36만9,451표 차로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국과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의 새 정상이 교체됨에 따라, 향후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롤 나브로츠키는 여당인 법과 정의당(PiS)의 지지를 받은 ‘시민 후보’로, 유럽연합(EU) 통합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전통적 가치와 대서양주의 노선을 강조해 왔다. 반면 패배한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는 친EU.자유무역 성향의 중도 진영을 대표하며, 현 도날드 투스크 총리 내각과 협조적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이었다. 폴란드는 최근 몇 년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체계에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안을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급격히 확대된 국방 예산의 결과였다. 그러나 나브로츠키의 당선으로 방산 협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그는 유럽연합의 제약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자국 중심의 국방산업 육성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방산업체의 현지 생산, 기술이전 확대, 공동개발 등의 협력 방안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브로츠키는 선거 과정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폴란드가 무기 도입에서 미국제 장비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F-35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 미국제 무기 체계와의 연계 강화를 주장해온 PiS 정권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경우, 한국산 무기의 후속 도입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방위산업 외교의 초점이 미국 또는 영국 등 전통적 파트너에게 쏠릴 경우, 한국이 추진해온 현지 생산 확대나 기술 협력 모델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이는 폴란드 내 조립라인 투자나 신규 계약 협상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방산 계약의 중단 가능성은 낮다. 대부분은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이행 단계에 있으며, 나브로츠키 역시 국가안보 강화를 중시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력의 속도와 규모 면에서는 조정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한국 방산업체의 폴란드 내 역할 확대 및 유럽 시장 진출 발판 마련에는 한층 더 복잡한 외교 조율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와 방위산업계는 이번 대선 결과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미국과의 연계를 중시하는 폴란드 새 정부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협력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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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벨저뫼스트, 건강 문제로 빈 필하모닉 지휘 취소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예정돼 있던 프란츠 벨저뫼스트의 네 차례 공연 지휘가 건강상의 이유로 전격 취소되었다. 이반 피셔가 지휘를 대신 맡아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취소된 일정은 6월 5일 빈 콘체르트하우스 1회와 6일부터 8일까지 무지크페어라인에서 열리는 3회의 공연이다. 프로그램과 출연진은 변동 없이 유지되며, 하이든의 교향곡 제52번 c단조와 말러의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가 무대에 오른다. 지휘를 맡게 된 이반 피셔는 헝가리 출신의 거장으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공동 창단한 이력이 있으며 유럽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꾸준히 활동해 온 인물이다. 갑작스러운 대체 투입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벨저뫼스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로,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이다. 최근에는 건강 문제로 몇 차례 무대에서 물러나는 일이 있었으며, 이번에도 회복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이 오케스트라 측에 의해 확인되었다. 이번 벨저뫼스트의 하차는 최근 지휘계에서 이어지는 지휘자들의 잦은 건강 악화와 일정 취소 흐름 속에 나온 것이다. 앞서 다니엘 바렌보임과 주빈 메타 등도 건강 문제로 잇따라 무대에서 물러난 바 있다. 전설적인 거장들의 세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는 가운데,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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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손흥민 알라바, 레알 마드리드와 결별 수순
레알 마드리드가 올여름 대대적인 전력 개편에 나서면서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주장 다비드 알라바(32)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새로 지휘봉을 잡은 사비 알론소 감독이 알라바를 향후 구상에서 제외했으며, 구단은 알라바에게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이적으로 팀을 떠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방침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라바는 2021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지금까지 공식 경기 116경기에 출전했으며, 이 기간 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라리가 2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핵심 전력으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최근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이며, 오스트리아 대표팀의 6월 월드컵 예선(루마니아전, 산마리노전) 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독일 축구 전설이자 해설위원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장기 부상으로 인해 알라바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 같다”고 평가했으나, 무릎 전문의 크리스티안 핑크는 여전히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알라바 외에도 수비수 페를랑 멘디, 프랑 가르시아 등 측면 자원의 정리를 검토 중이며,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공격수 호드리구도 매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원의 상징적 존재였던 루카 모드리치는 이번 여름 계약 만료로 구단을 떠나기로 확정된 상태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수비 재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리버풀에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영입했고, 잉글랜드 본머스에서 20세 수비수 딘 후이선을 6,000만 유로에 데려오며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2024–2025시즌을 무관으로 마감했다. 라리가와 국왕컵에서는 FC 바르셀로나에 밀렸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에서 아스널에 패해 탈락했다. 이 같은 부진 속에서 감독직을 떠난 카를로 안첼로티의 뒤를 이어 사비 알론소가 새 사령탑에 올랐다. 다비드 알라바는 수비수로 포지션 차이는 있지만, 오스트리아 축구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위상은 한국의 손흥민에 비견될 만큼 크다.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오랜 기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가의 얼굴’로 자리매김한 알라바가 레알 마드리드와 어떤 방식으로 결별하게 될지 팬들이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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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음악으로 성찰, 빈에서 울린 두 여성 음악가의 공명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지난 수요일(5월 28일) 열린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다. 지휘자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치아 코파트친스카야가 함께한 이번 무대는 죽음과 구원, 그리고 삶의 의미를 음악으로 풀어낸 진지한 여정이었다. 공연은 릴리 불랑제의 봄날 아침에로 시작됐다. 봄의 생명력을 표현한 이 곡은 밝은 음색과 섬세한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어 연주된 하이든의 교향곡 Le Midi(정오)는 고전 양식 속에 종교적 상징과 극적 서사를 담아내며, 독주 악기들의 대화가 돋보였다. 무대의 중심은 알반 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한 천사의 추억에’였다. 몰도바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코파트친스카야는 민속적 멜로디를 직접 연주하며 무대에 등장했고, 곡 전반에 걸쳐 음악적 몰입과 감성적 표현을 완벽하게 조화시켰다. 후반부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죽음과 변용이 연주되었다. 한 예술가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다룬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는 고통, 회상, 해탈의 흐름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결말부는 다소 빠르게 전개되었으나, 전체적인 음악적 구도와 표현력은 뛰어났다. 지휘자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는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젊은 지휘자상’ 수상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영국 버밍엄 시립 교향악단 음악감독을 역임했으며, 빈 필하모닉 정기연주회 지휘자로도 초청되어 보수적인 빈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서,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해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치아 코파트친스카야는 전통과 실험을 넘나드는 독창적 연주로 유명하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며, 종종 맨발로 무대에 오르거나 음악을 연극적으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2018년에는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연주회가 아니라, 음악으로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사유하는 깊이 있는 예술 경험이었다. 두 여성 예술가의 강한 개성과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의 섬세한 연주가 어우러진 이 밤은, 삶과 죽음이 단절이 아닌 순환임을 음악으로 전하는 울림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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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폴란드 대통령 선거일, 선거 기사 하나 없는 독특한 나라
2025년 6월 1일은 폴란드의 대통령을 새로 뽑는 날이다. 그러나 선거(WYBORY) 전날인 5월 31일, 폴란드의 유력 일간지를 펼쳐봐도 대선 후보 이름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마치 선거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다. 그 이유는 바로 폴란드 선거법이 정한 ‘침묵 기간(Cisza wyborcza)’ 때문이다. 폴란드는 유럽에서도 손꼽히게 엄격한 선거 규제를 적용하는 나라다. 투표일 하루 전 토요일 0시부터 투표가 끝나는 일요일 밤 9시까지(45시간) , 언론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포함하여 모든 선거 관련 발언과 보도가 법으로 금지된다. 이는 단순히 여론조사 발표만 막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행보, 선거 분위기, 사설이나 칼럼 등 모든 정치 콘텐츠를 통째로 차단하는 수준이다. 그 결과, 투표 전 주말 동안 폴란드 언론은 정치 뉴스 대신 날씨, 스포츠, 문화 소식으로 채워진다. 정치 유튜버들은 영상 업로드를 일시 중단하고, 언론사 SNS 계정도 조용해진다. 심지어 개인이 SNS에 “누구 찍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것조차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침묵 기간을 위반할 경우 최고 100만 즈워티(약 3억 6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언론과 시민 모두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이 제도의 목적은 명확하다. 투표 직전 유권자가 조용한 환경 속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막판 선동, 부정확한 정보 유포, 감정적 동요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폴란드는 과거 선거에서 공영방송 편향 논란과 여론조작 의혹이 반복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유권자 보호를 위한 ‘침묵의 권리’가 제도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에 대해 비판도 없지 않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인가”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인터넷과 SNS가 보편화된 시대에 오히려 감시와 검열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폴란드는 이번 대선도 침묵 속에 치른다. 선거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표가 끝나는 오늘 밤 9시 이후, 폴란드 언론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승자의 이름이 기사 제목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오직 ‘침묵’이 지배한다. 폴란드식 민주주의는 말이 아닌 조용한 숙고로 완성되는 선택의 시간을 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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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파리 시내가 토요일 밤 긴장에 휩싸인다
파리 시내가 오는 토요일 밤 긴장에 휩싸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프랑스 오픈(롤랑가로스) 테니스 대회가 동시에 열리며, 수만 명의 관중이 파리 서부 지역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경찰은 사전 대비 차원에서 총 5,400명의 경찰과 보안 인력을 도심 일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승전은 독일 뮌헨에서 열리지만, 파리 생제르맹(PSG)의 홈 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는 약 4만 명의 팬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이 구장은 롤랑가로스 테니스 경기장이자 메인코트인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불과 750미터 거리에 있다. 이날 오후 8시에는 테니스 경기에도 1만 5천여 명의 팬들이 입장할 예정이어서, 두 이벤트의 종료 시점이 겹치며 혼잡과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오픈 대회 조직위원장 아멜리 모레스모는 “현지 경찰과 긴밀히 협력 중이며, 주말 동안 폐쇄 예정이던 지하철 9호선도 시민 편의를 위해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장 내부와 주변 질서는 대회 조직위가 관리하고, 외곽은 파리 경찰청이 책임진다”고 덧붙였다. 파리 경찰청장 로랑 뉘네즈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PSG 팬들과 테니스 관중의 동시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 주변 등 주요 도심 구간의 교통을 이날 낮부터 차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며칠 전 영국 리버풀에서 발생한 축구팬 대상 차량 돌진 사건 이후 더욱 강화된 조치다. 파리 시 당국은 PSG가 4강전에서 아스널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을 당시 발생한 폭력 사태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이번 주말의 경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당시 도심에서는 상점 약탈과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해 수십 명이 체포된 바 있다. 뉘네즈 청장은 “상점을 노리고 일부러 몰려드는 자들에 대해선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며 “폭력이나 기물 파손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레스모 위원장은 “물론 일부 테니스 팬들도 경기 중 핸드폰으로 챔스 결승 스코어를 확인하겠지만, 그런 일이 세계 스포츠 이벤트에선 흔한 일”이라며 “올림픽 기간에도 다양한 종목을 동시에 즐기는 분위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파리는 축구와 테니스라는 두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겹치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국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질서 있는 밤이 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