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샤넬백' 꼬리 무는 의혹들…'김건희 로비' 실체 밝혀질까
'수행비서가 김 여사 지시 없이 제품 교환? 김 여사는 못받았나?'
檢, 샤넬백 행방 확인 관건…통일교 5가지 현안 해결 청탁 혐의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김건희 여사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으로부터 샤넬백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김 여사 수행비서의 샤넬백 교환 정황 등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샤넬백 행방을 둘러싼 진실공방의 결과는 '김 여사 로비' 의혹의 실체를 밝힐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씨는 샤넬백 2개를 각각 2022년 4월과 7월에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샤넬백은 전 씨가 통일교 전 고위급 간부 윤 모 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행정관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라고 한다.
유 전 행정관은 이들 샤넬백을 각각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김 여사 모르게 전 씨의 요청으로 교환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직 대통령 부인에게 전달될 선물을 무속인의 말에 따라 교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유 전 행정관은 두 샤넬백을 샤넬 매장에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면서 각각 웃돈을 얹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 전 행정관이 교환할 제품을 직접 골랐는지, 아니면 김 여사 등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검찰이 들여다볼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유 전 행정관이 김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최측근이란 점에서 샤넬백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김 여사 측의 입장도 석연치 않다. 유 전 행정관 선에서 꼬리자르기를 하기 위해 김 여사 측이 모르쇠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이들 제품이 1000만 원대 고가 명품 백이란 점에서 유 전 행정관으로부터 돌려받은 샤넬백을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전 씨 진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 씨 등의 고의적으로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샤넬 백의 행방을 확인하는 게 관건이다. 검찰이 전 씨와 윤 씨에게 청탁금지법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샤넬백 실물을 찾거나 김 여사가 선물을 받았다는 진술 등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윤 씨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샤넬백 뿐만 아니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농축차 등을 건네며 캄보디아 사업에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등 통일교의 5가지 현안 해결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유 전 행정관의 자택과 휴대전화, 대통령실 제2부속실 행정관 출신인 조 모 씨의 주거지와 샤넬코리아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지난 17일엔 전 씨를 추가 소환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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