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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자리 잃은 대학 여성·소수자단체…고대 여학생위 재인준 부결

6일 전학대회서 여학생위원회·소수자인권위원회 통합 가결…34년 만에 존폐 위기
자치기구 '청문회' 여는 감사위도 설치…사실상 활동 제재 가능해

사진은 고려대 본관의 모습. 2022.4.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고려대학교 총여학생회의 후신 격인 여학생위원회와 학내 소수자를 대변하던 소수자인권위원회가 재인준이 부결되면서 합병됐다. 총학생회는 이들을 비롯해 학내 특별 자치 기구의 사무실·창고·금고·물품의 봉인 및 조사를 가능케 하고 청문회까지 열 수 있는 감사위원회를 신설했다. 대학 내 소수자 담론을 이어오던 자치기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일 열린 고려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여학생위원회(여위)와 소수자인권위원회(소인위) 신설 합병의 건이 찬성 102명, 반대 7명, 기권 5명, 의결권 없음 1명으로 가결됐다. 특별 자치 기구를 감사하는 감사위원회의 설치의 건도 찬성 74명, 반대 22명, 기권 17명으로 가결됐다.

여위와 소인위 합병의 건은 징계 차원에서 이뤄졌다. 총학생회는 여위가 고려대 내에서 기후 문제를 가시화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에 참여한 것 등이 성평등, 여성 인권 신장에 직접적 도움이 없다고 주장하며 '징계 수위 결정에 관한 건'을 전학대회 안건에 상정했다. 여위가 노동절 청년 학생 전야제 등에 참석한 것도 "(개최) 기조를 알고 갔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 여위는 지난 1991년 출범했다. 1984년 서울대와 함께 첫 총여학생회가 생겼으나 5년 뒤인 1989년 해체되고, 후신 차원에서 설립된 자치 기구였다. 이번 재인준 부결로 여위는 34년만의 존폐 위기를 맞았다.

한편 총학이 밝힌 소인위의 징계 사유는 학내 사업 수행의 미비였다. 총학은 소인위의 2025년도 상반기 사업의 특색이 부족하다며 징계 수위 결정에 관한 건을 마찬가지로 전학대회 안건에 상정했다. 총학은 소인위가 하는 외부 연대 활동이 회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학내 구성원을 위한 사업에 충실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이 여위나 소인위 등의 '사업의 미비성'을 이유로 자치 기구를 통폐합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인위 측은 전학대회 전 2025년도 상반기 사업 구상을 추가로 제시하는 등 소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소인위 측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여러 단위의 재인준을 부결하는 경우는 없었다. 관례마저도 무시할 정도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나 하면, 그렇지 않단 생각이 든다"며 "징계 자체도 납득이 어렵지만 저희가 잘 활동하길 바랐던 것이라면 합병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추가소명을 통해 밝힌 사업 구상이나 기존 학내 활동을 감안해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었는데 단위 자체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소인위 측 관계자는 "총학에서 '내부 세미나가 폐쇄적일 수 있으니 외부 세미나 등을 하라'는 의견을 주셨는데, 저희 자료집을 읽어보면 외부 간담회나 영화제 상영제 등을 수차례 진행했고 학내 부스 참여도 진행해서 학우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외부 연대가 회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문제 삼는 것은 결국 '학내에서만 활동하라'는 압박인데 소수자 담론에서 외부 연대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5 고려대학교 감사위원회 설치·운영 계획 갈무리

또한 총학은 전학대회를 통해 총학생회 산하 특별기구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사무실 및 물품 등을 봉인·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감사위원회도 설치했다. 감사위원회 설치·운영 계획에 따르면, 감사위는 자치 기구들을 대상으로 청문회도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총학이 자치 기구들의 학내 활동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단 뜻이다. 감사위 운영 계획엔 "직무 감찰을 통해 부정부패를 척결하며, 학생사회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적혔다.

고려대 여위와 소인위 측은 전학대회 결과에 대해 이의제기할 예정이다.

sinjenny97@ir7th.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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