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경찰서 휘저은 '캡틴 아메리카'…1심 징역 1년 6개월
法 "개인적·정치적 목적 위해 범행…경찰 극도로 경시, 엄벌 불가피"
경찰에 '가짜 미군' 신분증 제시…모사드 등 위조 신분증 '직구'도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영화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에 난입하려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28일 건조물침입 미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의도로 범행했다"며 "공권력과 국가법질서 보호를 위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했고, 범행 과정에서 경찰을 극도로 경시하는 태도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안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모욕 피해자인 이 모 순경을 위해 100만 원을 공탁한 점과 경찰서 출입문 수리비를 지급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안 씨는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여했던 인물로, 지난 2월 14일 주한중국대사관 무단 진입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안 씨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을 '빨리 수사해달라'며 남대문경찰서 1층 출입문 유리를 깨고 내부에 진입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22일 구속됐다.
자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잠입(블랙) 요원이라고 주장해 온 안 씨는 경찰에 미군과 유엔안전보안국 위조 신분증을 제시한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받았다. 안 씨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미국을 오간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 인터폴, 유엔안전보안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주요 기관의 위조 신분증 총 5종을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안 씨는 "추후 제가 좋은 형을 받아 나간다 해도 항상 준법정신의 틀 안에서 법이 허용하는 내용만큼의 퍼포먼스 정도로 사회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후 동일하거나 또 다른 일로 인해 비슷한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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