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검찰 엑소더스' 전망…인재 영입 눈독 들이는 로펌
이창수 사의 '탈검찰' 신호탄…대선 이후 본격화 예상
예전만 못한 검찰 위상에…영입 소극적인 로펌들도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검찰 고위 간부들이 최근 잇따라 사의를 밝히면서 검찰 내부에 어수선한 기류가 감지된다. 정권 교체 시 대규모 인사이동과 조직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대선 전후 검사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예측 속 로펌 시장에서도 검찰 출신 영입을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 나의엽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등도 최근 사의를 표했다.
이 지검장은 건강상 이유를 들긴 했지만, 정치적 외풍 속에서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지검장은 취임 당시 '친(親) 윤석열 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 결정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다. 이 지검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법조계에서는 '6·3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격랑기를 앞두고 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뇌부의 사의를 대선 이후 가속화할 '탈검찰'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정권 교체기마다 검사의 대규모 사직이 반복돼 왔다. 정권 교체마다 되풀이되는 보복성 인사 탓에 퇴직자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나 이번 대선은 검찰 조직의 존폐가 걸린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더기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권 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수사·기소 분리와 영장 청구권 폐지 등 대대적인 검찰 개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 이후 '검찰 엑소더스(대탈출)'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조직의 미래가 불안정해지면서 지휘부뿐 아니라 평검사들도 사이에도 이탈을 고민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로펌 시장에서는 하반기 인사 때 이탈자가 대거 쏟아질 것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장검사, 부장검사급 등 에이스 영입을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다른 때보다도 이번 하반기 검찰 인사 때 핵심 인재들이 역대급으로 쏟아져 나올 것 같다"며 "주요 로펌 중에는 이를 대비해서 연초에 채용 규모를 축소한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펌 업계에서 검사 출신 선호도가 떨어진 탓에 대규모 영입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검찰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로펌들이 검찰 출신 영입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실무 경험이 풍부한 경찰 출신 인재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여기에 해마다 쏟아지는 변호사 수 증가로 법조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로펌 업계 관계자는 "판사 출신은 원래도 선호도가 높았지만, 요즘은 검찰보다도 경찰 출신 변호사에 대한 선호도가 차라리 더 높다"며 "저희도 아직까지 검찰 출신 영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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