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건설 "가덕도신공항, 초연약지반·고파랑에 공기 연장해야"
"세계 최고 난이도 해상공사…케이슨 설치 등 9년 소요"
"공기 연장해도 소용없다"…가덕도신공항 '재입찰' 수순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사기간을 기존 84개월(7년)에서 108개월(9년)로 연장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사유와 설명자료를 국토교통부에 공식 제출했다.
컨소시엄 측은 가덕도신공항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대형 해상공사이자,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은 현장임을 강조하며,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한 공정 계획에 따라 공기(工期)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8일 뉴스1이 입수한 '가덕도신공항 공사기간 산출 근거 세부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술적 난이도를 감안할 때 108개월이 안전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사기간이라고 국토부에 설명했다.
가덕도는 전체 면적의 약 59%가 바다를 매립해 조성되는 구조로, 태풍이나 최대 12m에 달하는 고파랑 등 해상 기상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컨소시엄은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슨을 설치해 파랑을 차단하고, 이후 육상 매립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케이슨 설치만으로도 약 7개월이 추가 소요된다고 했다.
또 최대 60m에 이르는 해저 초연약지반 개량과 70m 높이의 대규모 성토, 점토로 구성된 연약지반의 품질 확보를 위한 충분한 성토 기간 등 기존 인천공항과 비교해도 훨씬 까다로운 공정이 요구된다.
특히 활주로 구간은 해저 지반의 안정성이 핵심이며, 재하성토(프리로딩) 방식으로 18개월의 압밀 기간을 반영하고, 침하 허용 기준도 10㎝ 이내로 매우 엄격하게 설정했다. 항공기 착륙 시 발생하는 충격을 견딜 수 있는 활주로 품질 검증 기간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컨소시엄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적정 공기를 산정했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와 관련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공기 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재입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기간 연장 요구를 철회하지 않는 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박탈되고 재입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기 연장 사유와 보완 설계 자료를 제출했지만, 국가계약법상 이미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건 변경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기간이 늘어나든 기존대로 유지되든, 조건이 바뀌는 순간 반드시 재입찰을 해야 한다"며 "현대건설이 연장 사유서와 무관하게 재입찰 절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산시 역시 "현대건설이 공기 연장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개선안을 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신속하게 재입찰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이미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다. 현대건설이 제출한 자료와 연장 사유의 타당성을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찰공고에 명시된 84개월은 국내외 엔지니어링 전문가 집단의 종합적 검토 결과 산정된 수치"라며 "현대건설의 연장 요구가 받아들여지더라도, 다른 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재입찰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재입찰이 확정되면 △입찰공고 △현장설명회 △기본설계 등 행정 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과 업계 동향 파악 등 다각도의 정상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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