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설화에 진흙탕 싸움…불구경 김문수 '단일화 효과'
이준석·민주 쌍방 고발…국힘, 이재명 때리며 이준석 이탈표 노려
선거 막바지 네거티브 양상 반가운 국힘…"김문수 부각할 기회"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젓가락'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쌍방 고발에 나설 태세다.
논란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이준석 후보 지지자 중 일부를 흡수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는 무산됐지만 단일화 효과는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젓가락 발언' 파장에 대해 "저의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후 2시까지 사실관계를 반대로 뒤집어, 저에 대해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게시한 이들은 자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27일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아들이 과거 인터넷에 올렸다는 주장이 있는 원색적 댓글을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취지로 언급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과의 공방에 불이 붙으면서 국민의힘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양쪽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될 논란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그간 쉬쉬해온 문제였을 수 있는데, 전 국민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버린 만큼 연성 지지층 일부는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라고 했다.
당도 이슈에 올라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후보를 향해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후보의 아들 등을 타깃으로 한 '가족 비리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당 대표를 역임한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조금이라도 염치가 남아있으면 국민들 앞에 정중하게 공식 사과해야 마땅하다"며 "그마저도 하기 싫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특히 국힘의힘은 이번 논란을 통해 이준석 후보 측 지지자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를 높이는 이슈인 만큼, 지지자 이탈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개혁신당 지지층의 사표 심리를 자극하는 이른바 '이찍명(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이 된다)' 전략을 펴고 있는데, 이번 논란이 사표 전략과 맞물리면서 상승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실시간으로 시청하면서 아차 싶더라,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준석 후보는 굉장히 큰 타격을 받아 이준석한테 갔던 보수표가 다시 김문수로 넘어오거나 아니면 더 넘어가지 않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선거 막바지 네거티브 국면이 김 후보에게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인물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수록 김 후보의 강점 중 하나인 '청렴성'이 강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주요 축은 '탄핵'과 '인물'인데, 탄핵에 대해서는 김문수 후보가 다소 밀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선대위 차원에서도 인물을 강조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번 논란도 김문수라는 인물을 더 부각시킬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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