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號' 정책 드라이브…이재명은 '흑묘백묘' 아닌 도둑고양이
권 비대위원장 취임 후 '탄핵 내홍' 수습 후 민생 행보
'미래 먹거리' 챙기며 '유능한 정당' 재기 노려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12·3 비상계엄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국민의힘이 '권영세 체제'에서 안정을 되찾자 정책 드라이브를 걸며 난국 타개를 시도하고 있다.
'우클릭'에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반발에 부딪힌 것을 발판으로 삼아 대야(對野) 공세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5선 권영세 의원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후 당이 일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서 비롯된 내홍을 수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권-권 체제'를 구축하고 당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여당은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에 찬성했던 친한계(친한동훈계)와 탄핵안에 반대했던 친윤계(친윤석열계)가 대립하며 내홍을 겪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친한계 최고위원들이 사퇴했고 한동훈 대표가 물러난 뒤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표면적인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권 비대위원장이 취임 1개월을 즈음해 지난 6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화합이 이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정치권에서는 '넥스트 스텝'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권 비대위원장은 특히 '민생 안정'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거론하며 당분간 정책 행보를 이어갈 의지를 내비쳤다.
당 관계자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거나 민생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원칙대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여당은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중국발(發) 딥시크(DeepSeek) 충격파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다.
여당이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골자로 하는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 처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위기에 놓인 한국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정당'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이 연일 정책 간담회를 열고 건설·조선·항공 등 산업계를 챙기고 있는 것도 당의 정책 행보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다.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우클릭을 시도한 것도 여당이 정책 경쟁에 힘을 주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이 대표는 중도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반도체 특별법상 화이트칼라(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에 긍정적 반응을 내비치는 한편 방산·수출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에 관해 당내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자 여당은 역공 기회로 삼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양대 노총 등 당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다"며 "의견 그룹에서 반발하는 정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윤석열 정부가 방산 수출에 힘쓸 때 민주당은 수출 시 국회 동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이 대표가 흑묘백묘론을 말했지만 남은 것은 정부 정책을 가져가는 도둑고양이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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