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지난달 이른바 '평양 뉴타운'으로 불리는 화성지구 3단계 준공 현장을 공개한 가운데, 한국의 PC방과 볼링장을 연상케 하는 여가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건설하는 주거지역에 현대적인 인프라를 마련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수요'를 충족하고,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달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이 준공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김 총비서가 평양에 5년 동안 매년 1만 세대씩 총 5만 세대의 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2022년 '송화거리'를 시작으로 2023년 화성지구 1단계 '화성거리'와 지난해 2단계 '림흥거리'를 조성한 바 있다.

이번에 준공된 화성지구 3단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이 '현대적 봉사시설'이라고 칭한 각종 편의시설이다.

지난달 4일 김 총비서는 준공을 열흘 정도 앞두고 '중요 봉사시설들'을 직접 방문해 '운영 준비 정형'을 점검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한국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방불케 하는 고층 건물과 휘황찬란한 내부 모습이 구체적으로 담긴 사진들을 공개했다.

특히, 한국의 PC방을 표방한 것으로 보이는 300석 규모의 '컴퓨터 오락관'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곳을 찾은 김 총비서는 '청소년에게 인기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고 만족을 표한 뒤, "콤퓨터 오락봉사를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이 공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업하는 봉사 분야의 기지인 것만큼 운영체계와 질서, 봉사 준비에 특별한 관심을 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평소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외치던 김 총비서가 청소년 등 북한의 젊은 세대를 겨냥한 여가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에 기여하는 모습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보에 대한 통제와 검열이 중요한 북한 사회에서 PC방이 보편화되면 외부 정보 유입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컴퓨터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내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C방 등 이번에 화성지구에서 공개된 시설들은 실질적인 기능보다도 당국이 인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지구에는 북한 대표 음식점 '옥류관'을 떠올리게 하는 냉면집 '화성각'을 비롯해 각종 먹거리도 즐비하다. 이 역시 주민들의 식생활 수준을 향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노동신문은 화성지구에 1000여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부지 2만 6000㎡ 규모의 음식점 '화성각'이 입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성각 1관에서는 평양냉면을 주메뉴로 하고 결혼식도 진행하며, 2관은 불고기 등 여러 요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꽃집과 금붕어상점 등 크고 작은 가게들이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화성지구가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상업단지로서 내수 진작을 위한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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