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측에도 남는 고통…국가폭력, 공동체 전체가 치유해야"
[제20회 제주포럼] 제주4·3연구소 4·3세션 진행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도와 제주4·3연구소는 28일 개막한 제20회 제주포럼에서 ‘과거에 연루되기: 재현·책임·윤리’를 주제로 한 4·3세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세션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사령관의 그림자' 감독 다니엘라 푈커가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사령관의 그림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장이었던 루돌프 회스의 아들인 한스 위르겐 회스, 손자인 카이 회스와 아우슈비츠 생존자 아니타 라스커-발피쉬, 그의 딸인 마야 라스커-발피쉬의 현재를 다뤘다.
다니엘라 푈커 감독은 "피해자의 서사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서사도 함께 다뤘다"며 "가해자 측에도 고통과 트라우마가 존재하며, 이는 법적인 책임을 넘어 공동체 전체가 국가폭력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진성 부산교육대학교 교수는 '역사적인 것과 미적인 것-역사 재현의 심미적 경향에 대한 비판' 주제발표에서 "역사에서의 재현은 숭고한 심미성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끊임없이 불편하고 성가시게 만들며 기억을 현재화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헌준 고려대 교수는 정치학자로서 진실화해위원회의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진실의 발굴을 통한 새로운 집단기억의 형성과 과거로부터의 교훈 얻기, 교육과 문화 영역에 미치는 인권 의식의 향상을 이뤘다"며 "다만 새로운 집단기억을 거부하고 흐름을 되돌리려는 반동적 흐름이라는 역효과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제주4·3연구소 관계자는 "국가폭력 체험 1세대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과거사를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올해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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