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사업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의 이주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환경단체의 반발과 서식 실태 조사의 미비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21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경제청은 송도 아암유수지 일대에서 집단 서식 중인 흰발농게의 생태 환경을 보다 정밀히 조사한 뒤 보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경제청은 워터프런트 1-2단계 구간의 원활한 공사를 위해 흰발농게를 포획·이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달 실시한 1·2차 생태조사 결과 유수지 일대 5개 지점에서 각각 800여 마리와 1100여 마리의 흰발농게가 발견됐다.

인천경제청은 한강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아 해당 개체 수를 기준으로 이주 계획을 수립했으나 졸속 추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계획을 보류했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는 "두 차례 조사만으로 수천 마리의 생물을 이주시킨다는 것은 무리"라며 반발했다. 특히 이들은 "날씨가 더워지면 더 많은 개체가 출현할 것"이라며 추가 조사를 통한 서식지 보전책을 요구했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흰발농게의 주요 번식기인 6~8월을 지나 정밀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이후 이주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번식기 내 작업은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사업 일정 일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흰발농게는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에 드물게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워터프런트 1-2단계 사업은 총 252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수변 개발 프로젝트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10월부터 송도 6공구와 아암유수지를 잇는 북측 수로를 착공할 예정이며, 수로 인근에는 산책로, 전망대, 분수, 조형물 등 친수 공간이 조성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흰발농게 서식 구역의 공사 착수까지는 일정 여유가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환경단체와 협의해 개발과 생태 보호의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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