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시민군' 돌린저, 영암군서 5·18 증언한다
윤상원 열사 외신 기자회견 통역, 시민군 시신수습도
- 김태성 기자
(영암=뉴스1) 김태성 기자 = '푸른 눈의 시민군' 데이비드 돌린저 씨가 전남 영암군에서 80년 5·18 당시를 증언한다.
영암군은 16일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그를 초청했다.
영암 5·18민중항쟁 4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날 행사는 지역사회가 함께 5·18을 준비·기억·실천하는 민주주의 축제로 마련된다.
미국인 돌린저 씨는 1978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와 영암보건소에서 결핵환자를 돌보는 일을 2년간 하며 '임대운'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1980년 5·18 당시 푸른 눈의 시민군이었던 그는 임대운으로 불리며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무전기를 감청하고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외신 기자회견을 통역하고 시민군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 역할을 수행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5·18의 진실을 알리고 한국 인권의 실상을 폭로하는 일을 하며 광주정신의 국제화에 공헌했다.
돌린저 씨는 이번 기념식에서 '푸른 눈의 증언자 데이비드 돌린저 특별 증언'에 나와 자신의 영암 생활과 5·18 체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돌린저 씨는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외국인의 시선으로 5·18의 진실을 조명하는 '증인 :국경을 넘어' 특별전에서 회고록을 바탕으로 광주의 아픔을 얘기하고 있다.
그는 회고록 '나의 이름은 임대운(2022)'에서 "나는 내 아들이 내 유골의 일부를 월출산에도 묻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월출산은 내가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소중한 장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항쟁 때 나는 이전의 나를 묻었다. 그리고 1980년 5월에 내가 목격한 사건 때문에 또 다른 나의 일부가 태어났다"며 "항쟁 기간 광주 시민들을 더 돕지 못한 후회는 죽는 날까지 남을 것이다. 광주 시민들과 희생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5·18광주민중항쟁이 있어서 오늘 우리 국민은 불법 계엄을 뚫고 탄핵과 파면으로 민주주의 역사를 바로 세워가고 있다"며 "귀한 손님 임대운 씨가 1980년 당시의 영암과 광주항쟁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에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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