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수백조 쏟아붓는 美·中…"데이터센터·GPU 투자 늘려야"
샤오미·아너, MWC서 투자 계획…미국은 '5천억 달러' 스타게이트
韓, GPU·AI 인프라용 2조원 추경 전부…"R&D 과감한 투자 필요"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과 정부가 앞다퉈 과학 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선두를 따라잡으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IT 업체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올해 AI·운영체제(OS)·칩세트 R&D에 40억 달러(약 5조 85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에서 계열을 분리한 아너 역시 초지능 스마트폰 개발 등 AI 분야에 5년간 10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MWC에서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중국 기업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과 함께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전시해 관심을 모았다.
아너는 사람 손처럼 생긴 로봇 팔 '팍시니'를 공개했다. 팍시니는 관람객의 손동작을 감지한 뒤 그대로 따라 했다.
샤오미는 구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신제품 '샤오미 15' 시리즈를 공개했고, 유니트리는 이족 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G1'과 로봇개 등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정부 차원의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은 4일 개막한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 올해 전국 과학기술 예산을 1조 2464억 위안(약 250조 원)으로 책정했다. 전년(1조 1505억 위안) 대비 8.3% 늘어난 규모다.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 위안(약 80조 원)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오픈AI와 오라클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함께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합작 법인 '스타게이트'를 출범했다. 초기엔 1000억 달러를 투입하고 향후 4년간 총 5000억 달러(약 730조 원)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 이에 맞서 AI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번 MWC에 참가한 SK텔레콤(017670)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4가지 형태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100메가와트(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며 "올해부터 돈 버는 AI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과 비교해 규모가 크게 뒤처져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가 차원의 투자는 지난해 여야 합의로 확정한 AI 인프라 확충 예산 1조 2000억 원 증액과, 올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편성한 2조 원 규모의 GPU·AI 기반 시설용 추경 계획이 전부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첨단 GPU 보유량을 지금의 10배인 2만 장으로 늘리기로 했다.
MWC 부스를 둘러봤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도 R&D 인력과 자원에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2030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 주도권이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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