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구글도 안심할 수 없다"…AI 합종연횡 확산
[MWC25 결산]③KT는 MS·LG유플은 구글과 공고한 파트너십
엔비디아·SK하이닉스도 MWC 찾아 AI 비즈니스 기회 모색
- 손엄지 기자
(바르셀로나=뉴스1) 손엄지 기자 =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는 글로벌 기업간 인공지능(AI) 부문의 연합 전선 구축 계획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단독 기업만으로는 막대한 자원이 소모되는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렸다. AI 기술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기업간 연합의 주요 배경이 됐다. 이번 MWC에서는 이런 흐름이 뚜렷했다.
MWC25 기간 국내 통신사들은 글로벌 IT 기업과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소식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해 KT(030200)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기업간거래(B2B) 분야의 다양한 에이전트 서비스를 함께 개발했다.
오승필 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MS 부스에 KT와 함께 만든 에이전트가 소개됐다"며 " 글로벌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구글과의 공식 협력을 발표하며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의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최대 통신 사업자인 '자인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AWS와 AI 클라우드 협력, 일본 이동통신사 KDDI와 AI 협력 등 해외 기업의 협업 요청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구글은 검색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통신 분야에선 아직 많은 부분을 외부 자본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구글이 LG유플러스를 먼저 찾아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000660)도 MWC를 찾았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도 좋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선두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기업간거래(B2B)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부스를 마련해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기술 상담을 진행했다.
노키아는 'AI 랜' 개발을 위해 KDDI, 소프트뱅크, T-Mobile US, 엔비디아 등과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AI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기업들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MWC25에 참여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우리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싶다며 중국은 물론 미국 빅테크 관계자도 찾아와 설명을 듣고 갔다"면서 "작은 기업이라도 기술만 좋다면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AI 후발주자들이 기술추격을 위해 선택한 다른 기업과의 공동전선 구축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느슨한 수준의 협력만으로는 상대 노하우를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고 오히려 다른 기업 기술에 종속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와 관련 "수준이 낮으면 빨리 배워서 따라잡을 수밖에 없다"며 AI 후발주자들이 선택 가능한 유일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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