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편의점, 사상 첫 역성장…"'신사업'만이 살 길"
1분기 편의점 매출, 통계 작성 이래 첫 감소
점포 수도 36년 만에 감소…"사업 확장 필수"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확장세를 이어오던 편의점 사업이 최근 시장 포화 및 소비 위축 등으로 매출 및 점포 수 모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마다 상품 카테고리 확장 등 신사업 추진과 사업 효율화에 주력하면서 반등 모색에 전략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0.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기 기준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한 건 지난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해당 조사에서 편의점 매출은 △2022년 10.8% △2023년 8.1% △2024년 4.3% 등 성장세가 지속해서 둔화됐다.
편의점 점포 수도 줄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및 증권업계 추산치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주요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만 4852개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 점포 수보다 줄어든 것으로, 지난 1988년 편의점 산업이 도입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편의점 점포 수와 매출은 꾸준히 증가 추세였지만 이제는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다. 일본의 경우 인구수는 약 1억 2000만 명으로 한국의 두 배가 넘지만, 지난해 편의점 점포 수(5만 7019개)는 한국과 비슷하다.
여기에 최근 소비 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100을 5개월 연속 하회했다. 필요한 물건을 즉시 살 수 있다는 편의성 면에서도 쿠팡 등 e커머스와 역할이 겹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업계 실적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증권은 업계 양강 중 하나인 CU(BGF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3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GS25(GS리테일)에 대해서도 1분기 영업이익이 4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1분기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은 기존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말 계엄 이후 이어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해서 작용했고, 편의점 비수기 영향과 비우호적이었던 날씨가 신장률에 압박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점포 수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전략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편의점 양강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점포는 700여 개 증가했지만, 점포 효율화 작업 중인 세븐일레븐 점포가 1000여 곳 줄어들고 이마트24도 줄어들면서 전체 점포 수가 소폭 감소한 바 있다.
각 편의점은 신사업 및 카테고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생활과 밀접한 택배 서비스를 출범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최근에는 GS25가 스포츠 마케팅, 세븐일레븐은 패션 사업에도 나서는 등 과거 편의점 사업과 거리가 멀었던 영역까지 진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편의점 사업의 영역은 근거리·편의성 등으로 명확했지만 이제는 대형마트 PB 상품부터 e커머스 배송까지 유통 채널들 한 가운데에 있다"며 "먹거리 및 생활필수품에 집중된 사업 영역의 확장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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