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尹 지명한 '인니 대사' 고민에…떨어지는 외교력
전체 공관장 인사 늦어져…특임공관장 인사 '백지화' 후 차기 정부에 넘겨야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비상계엄 사태로 공백이 생긴 재외공관장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명한 특임공관장 인선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까지 마쳤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최종 임명이 이뤄지지 않아 부임지로 이동하지 못하는 인사가 최소 5명이라고 한다.
정부는 3월 중 주요 공관장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내정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전 방 전 장관을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지명했다. 인도네시아가 방 전 장관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표하는 '아그레망' 절차도 끝난 상태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이 전개되면서 방 전 장관을 파견하는 것이 적절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외교부 내에서부터 제기됐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상계엄 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됐다고 한다.
외교가 안팎에선 파면된 전 대통령이 내정한 인사의 임명을 강행하는 건 상대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외 공관장 인사를 번복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깊은 고민은 필요하다. 그런데 파면된 대통령이 낙점한 인사 때문에 다른 공관의 인선에 차질이 빚어지는 건 결이 다른 문제다.
오는 6월 24~25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의 대사는 현재 9개월째 공석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다자외교 무대이자, 나토라는 비중 있는 국제기구의 회의인데 현장에서 소통할 권위 있는 당국자가 없다.
크로아티아·폴란드·이라크·덴마크 주재대사도 전문 외교관으로 이미 내정됐지만, '여러 사정'을 이유로 부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전문가들이 방 전 장관의 임명을 취소하고 공관장 인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편치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 정작 우리의 고민이 너무 과하다는 이야기다.
지금 한국 외교에 필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우리가 해외의 의구심과 불편함을 사고 있다면, 일단 고치고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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