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1) 강승지 기자

"응급 상황이 발생한 입원 환아를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몇시간씩 전화기를 붙잡고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전원 불가'라고 말해요.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보니 지체되는 시간 때문에 환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서 고육지책으로 마련한거죠."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이 대표원장으로 운영 중인 튼튼어린이병원은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국내 소아의료 시스템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소아응급 환자와 준중증 소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18일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튼튼어린이병원은 소아 중환자실과 입원 병실 내 감염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상태였다. 소아 중환자실은 병원 3층 병동에 3개 병상으로 구성됐으며, 고유량 산소치료기, 인공호흡기 등 주요 장비도 갖췄다.

최 원장은 "소아 중환자실 설치에 정부 지원이 전무하지만, 소아 의료체계 붕괴에 따른 환아의 건강과 생명은 풍전등화 신세다.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긴급 처방"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료 의사들은 적자가 뻔할 거라며 걱정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사명감을 다하기 위해 돈보다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이 더 중요하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토로했다.

병원은 또 인플루엔자(독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각종 소아 감염병이 유행 중인 상황에서, 다인실에 여러 환아가 함께 입원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열교환 방식의 최첨단 공기 정화 시설을 모든 병실에 설치했다.

이밖에 비만,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등 소아 만성질환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정밀의학센터’도 구성했다. 최 원장은 “소아 시기부터 정확히 진단,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센터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원장은 "소아청소년과 병원들은 지금도 소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상급종합병원들은 '전원 불가' 메시지를 냄으로써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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