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수련 중단 전공의를 위한 복귀 창구를 마련했지만, 전국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추가모집은 저조한 상황이다. 서울 주요 병원들은 지원자 부족으로 접수 기간을 연장하며 '눈치만 보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의료원(서울성모병원) 등은 당초 전날(27일) 마감 예정이던 전공의 추가 모집 접수를 연장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29일까지,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오후까지 접수를 이어간다.

이번 추가 모집은 정부가 사직 전공의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로, 기존 전기·후기 모집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앞서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은 복귀 희망 전공의 수요가 있다고 정부에 공식 건의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당초 전날까지 추가모집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모집기간을 이틀 더 연장했다. 전날 기준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해 총 67명이 지원했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인턴 142명, 레지던트 566명(1년 차 149명·상급 연차 417명) 등 총 708명으로, 단순 계산 시 지원율은 약 9.5%다.

의료계는 빅5 병원에서 모집 예정인 전공의 수가 약 3400명 수준인 데 반해, 실제 지원자는 300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30%가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막상 접수가 시작되자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지원만 이뤄졌다"며 "일부 사직 전공의들은 동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접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를 희망하는 이들이 한 명이라도 더 수련에 합류할 수 있도록 이달 말까지 모집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방 수련병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전날 접수를 마감한 대구·경북 지역 수련병원 6곳 중 파티마병원은 50명 정원에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고, 경주 동국대병원은 28명 중 2명이 지원했다.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도 병원별로 한 자릿수 지원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마감하는 계명대 동산병원을 포함해 대구·경북 지역 7개 수련병원의 총정원은 약 1100명이지만, 전체 지원율은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전 추가 모집 당시에는 성형외과, 정형외과, 안과 등 몇몇과의 TO를 문의하는 전공의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접수 마감일까지 전화 한 통도 없었다"며 "대부분 서울 소재 대형병원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복귀 신청을 마친 전공의들은 다음 달 1일부터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형 일정과 접수 마감 기한은 병원별로 자율적으로 정하며, 정부는 복귀 활성화를 위해 이번 추가 모집에만 '사직 후 1년 내 동일 과목·동일 연차 복귀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병역 의무가 남아 있는 전공의들이 수련 중단 없이 병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병무청과 협의해 유연한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련 복귀가 실제로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을 중단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 8791명 중 5399명(61.4%)은 이미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재취업한 상태다. 전공의 유출은 상당수가 이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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